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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건강에 부쩍 신경이 많이 쓰이네요. 이제는 수분 섭취까지 알아보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물이 몸에 좋다는 건 너무나 잘 알지만 사실 하루에 물을 꾸준히 챙겨 마시는 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잖아요.
저도 그래서 물 대신 부담 없이 마실 만한 것을 찾아보다가 눈에 들어온 게 메밀차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이목을 끈 부분은 혈압 관련 정보였어요.
친가 쪽에 당뇨와 고혈압 등이 조금 있는 편이라 달달한 것을 좋아하는 저는 한편으로 불안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메밀차 효능이 눈에 들어온 건 어찌 보면 당연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일단 메밀차 한 잔 마시고 와서 좀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메밀차에서 자주 보이는 ‘루틴’, 정확히 뭘까?
메밀차를 알아보다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성분이 루틴(rutin)입니다.
이 부분은 근거가 있습니다. 메밀에는 루틴을 비롯한 플라보노이드가 들어 있으며,
특히 일반 메밀보다 타타리메밀(쓴메밀)에서 루틴 함량이 높은 경향이 보고돼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하나 구분해야 할 게 있었어요.
‘메밀에 루틴이 들어 있다’와 ‘메밀차를 마시면 혈압이 낮아진다’는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메밀의 건강 관련 연구에서는 루틴·퀘르세틴 등의 생리활성 성분이 계속 연구되고 있지만,
시험관·동물 연구 결과도 포함돼 있습니다.
따라서 메밀차 한두 잔을 혈압을 낮추는 치료법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근거보다 앞서가는 해석입니다.
제가 처음 관심을 가진 계기는 혈압이었지만, 자료를 찾아본 뒤에는 ‘혈압에 좋은 차’라고 단정하기보다
루틴 같은 성분을 함유한 무가당 곡물차 정도로 이해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메밀차의 루틴은 실제로 섭취될까?
재미있었던 건 단순히 메밀 원물에 루틴이 있다는 연구만 있는 게 아니라 메밀차를 이용한 사람 대상 연구도 있다는 점입니다.
한 연구에서는 메밀차 형태로 섭취한 뒤 루틴에서 유래하는 퀘르세틴 대사와 흡수를 조사했습니다.
즉, 메밀차를 단순히 ‘향만 우러나는 물’ 정도로 볼 필요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메밀차라고 해서 루틴 함량이 모두 똑같은 것도 아닙니다.
타타리메밀차 제품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사용 부위와 가공 방식에 따라 루틴과 퀘르세틴 농도 등에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결국 ‘메밀차 한 잔에 루틴이 정확히 몇 mg 들어 있다’고 모든 제품을 하나의 숫자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루틴을 보고 제품을 고른다면 막연한 광고 문구보다 원재료가 일반 메밀인지 타타리메밀인지,
메밀 함량은 얼마인지, 다른 원료가 섞여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메밀차 카페인 함유량, 밤에 마셔도 될까?
제가 물 대신 마실 차를 고를 때 중요하게 본 것 중 하나가 바로 카페인입니다.
메밀차는 녹차나 홍차처럼 차나무 잎으로 만드는 차가 아니라 메밀을 볶아 우려 마시는 곡물차입니다.
일반적인 순수 메밀차라면 카페인 음료로 볼 이유가 없습니다.
실제로 차 종류별 카페인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녹차·홍차·백차에서는 카페인이 검출된 반면
조사 대상 허브티에서는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연구가 시중의 모든 메밀차 제품을 검사한 것은 아니므로
모든 ‘메밀차’ 제품의 카페인이 무조건 0mg이라고 확대해서 말하는 것도 피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혼합차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제품명 앞에 메밀차라고 적혀 있어도 녹차, 홍차처럼 카페인이 있는 원료가 섞여 있다면 최종 음료에는 카페인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카페인을 피하려고 메밀차를 고른다면 저는 이것부터 확인하려고 합니다.
원재료명에서 메밀 100%인지 확인하기.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메밀차=무조건 무카페인’이라고 외우는 것보다 확실한 방법입니다.
메밀차를 물대신 마셔도 될까?
결국 제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인데요.
물을 잘 못 마시니까 메밀차를 만들어 놓고 하루 동안 물처럼 마시면 훨씬 편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무가당 순수 메밀차라면 설탕을 넣은 음료 대신 수분을 섭취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처럼 맹물을 계속 마시는 게 힘든 사람이라면 구수한 향 때문에 물을 챙겨 마시는 습관을 만드는 데 활용하기도 편해 보입니다.
다만 ‘하루에 무조건 물 2L를 마셔야 한다’는 숫자에 억지로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한 수분량은 식사로 섭취하는 수분, 다른 음료, 활동량과 환경 등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그리고 메밀차라고 해서 진하게 많이 마실수록 루틴 효능이 커진다고 볼 근거도 없습니다.
제가 생각한 루틴의 핵심 역시 ‘효능을 보기 위해 많은 양을 마시기’가 아니라
달달한 음료를 찾을 때 무가당 메밀차를 하나의 대안으로 두는 것에 가깝습니다.
저에게는 이 차이가 꽤 중요했습니다.
혈압이나 혈당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특정 차에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평소 달게 마시던 음료 한 잔을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차로 바꾸는 식의 생활 습관이 훨씬 현실적이니까요.
매일 마시기 전 한 가지는 꼭 확인
메밀차를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차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메밀 알레르기는 따로 주의해야 합니다.
메밀은 일부 사람에게 즉각적인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드물게 심한 반응도 보고돼 있습니다.
과거 메밀국수나 메밀 음식 등을 먹은 뒤 두드러기, 호흡곤란 등의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했다면
물 대신 마실 차로 선택할 문제가 아닙니다.
정리하면 제가 메밀차를 알아보며 세운 기준은 꽤 단순해졌습니다.
- 메밀 100%인지 확인하기
- 설탕이나 다른 차 원료가 섞이지 않은 제품을 고르기
- 혈압을 낮추기 위한 차가 아니라 물과 무가당 음료 선택지를 늘리는 용도로 선택
처음에는 ‘메밀차가 혈압에 좋다’는 이야기에 가장 눈길이 갔습니다.
그런데 하나씩 확인하고 나니 오히려 메밀에 루틴이 들어 있다는 사실과 실제 혈압 개선 효과를 구분해서 보는 게 중요하더군요.
건강 때문에 시작한 메밀차지만 저는 일단 거창한 효능보다는 물을 조금 더 편하게 챙겨 마시는 루틴으로 접근해보는게 좋을거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