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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정리하다가 언제 삶았는지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삶은 계란 2개를 발견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못해도 두 달 정도는 된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처음에는 당연히 버리려고 했는데, 계란 두 개를 그대로 버리려니 또 아깝더라고요.
비위가 약해서 망설이다가 결국 하나를 까봤습니다.
그런데 예상했던 모습과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상한 냄새가 확 올라오거나 이상하게 물러진 모습을 예상했는데,
제가 확인했을 때는 흰색이던 부분이 맥반석 계란처럼 살짝 색이 변한 것 외에는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조금 먹어봤을 때 맛에서도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했어요.
처음에는 '삶은 계란이 원래 이렇게 오래가는 음식이었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찾아보니 여기서 제가 크게 잘못 판단했었다는걸 알았네요.
삶은 계란 냉장보관은 일주일 이내
미국 FDA의 계란 보관 지침을 확인해보면 완숙으로 삶은 계란(hard-cooked eggs)은
조리 후 1주일 이내에 먹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껍질이 그대로 있는 삶은 계란뿐 아니라 껍질을 벗긴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냉장고에서 두 달 가까이 보관한 제가 발견한 계란은 '멀쩡해 보이니까 먹어도 되는 계란'으로 판단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바로 버렸어야 하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생계란과 삶은 계란을 혼동하기도 쉽습니다.
FDA는 냉장 보관한 생계란의 경우 원래 포장 용기에 넣어 보관하고
3주 이내 사용하는 것을 좋은 품질을 위한 기준으로 안내하는 반면, 삶은 계란은 1주일을 제시합니다.
'익혔으니 생계란보다 오래가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보관 기준은 오히려 그렇지 않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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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두 달이나 됐는데 왜 멀쩡했을까?
제일 의문이었던 점이 이부분입니다.
껍질을 깠을 때 확실하게 썩은 냄새가 났다면 고민할 것도 없었을 텐데,
외관이나 맛만으로는 생각했던 것만큼 큰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USDA의 식품안전 안내를 확인해보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성 세균이 있다고 해서
음식의 맛이나 냄새, 외관이 반드시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생깁니다.
'상한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와 '안전하다'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제가 직접 먹었을 때 별다른 맛의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당시의 개인적인 경험일 뿐,
두 달 된 삶은 계란이 안전하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번 경험에서 기억해둘 부분은 오래된 음식은 한입 먹어보고 괜찮은지 확인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삶은 계란은 왜 생계란보다 보관기간이 짧을까?
USDA는 계란을 완숙으로 익히는 과정에서 껍질 아래의 익힌 계란 표면에 얇은 수분층이 생길 수 있고,
이런 환경이 부패를 일으키는 세균을 포함한 미생물의 증식에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완숙 계란은 조리 후 2시간 이내 냉장하고, 일주일 이내 사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정리하면 집에서는 복잡하게 외우기보다 이렇게 기준을 잡는 편이 간단합니다.
삶은 날짜를 적어두고 냉장고에서 7일을 넘기지 않는다.
여러 개를 한꺼번에 삶아두는 집이라면 삶은 날짜를 기억에만 의존하지 말고 용기나 메모지에 날짜를 적어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냄새가 괜찮으면 먹어도 될까?
이번에 제가 했던 행동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까본다 → 냄새를 맡는다 → 겉을 살펴본다 → 조금 먹어본다.
하지만 마지막 단계인 '먹어본다'는 안전 확인 방법으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USDA 역시 음식이 안전한지 판단하기 위해 맛을 보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따라서 삶은 날짜가 확실하지 않은 계란이 냉장고 깊숙한 곳에서 발견됐다면
냄새와 맛으로 한계까지 시험하기보다 보관기간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편이 낫습니다
.
특히 저처럼 몇 주가 아니라 몇 달 된 것으로 추정되는 삶은 계란이라면 아깝더라도 폐기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번에는 직접 까보고 맛까지 본 뒤 별일이 없으니 처음에는 '계란이 정말 오래가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본 뒤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제가 확인한 것은 '두 달 된 삶은 계란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오래된 음식이 겉보기와 맛만으로 위험 여부를 알려주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다음부터 삶은 계란을 여러 개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둘 때는 날짜부터 적어두려고 합니다.
냉장고 속에서 언제 삶았는지 추리하는 것보다 훨씬 확실한 방법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