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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푸드 브로콜리, 평소에 드시고 계신가요?
건강을 생각해 이것저것 찾아보고 먹어보다 보니 저에게는 이만한 채소도 드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대로 모를 때는 그저 다크서클에 좋다는 이야기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알아볼수록 비타민 C를 비롯해 여러 영양성분과 식물성 생리활성 물질을 함께 가지고 있는 채소더라고요.
특히 제가 평소 놓치지 않고 챙겨보는 것이 항산화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그런데 브로콜리를 찾아보다 보니 한 가지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브로콜리는 데쳐 먹는 것과 쪄 먹는 것 중 어느 쪽이 나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무조건 하나만 정답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글루코시놀레이트 같은 성분의 손실을 줄이는 목적이라면 물에 삶거나 오래 데치는 것보다 짧게 찌는 방법이 유리한 편입니다.
브로콜리에서 주목할 성분은 설포라판
브로콜리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이름이 설포라판(sulforaphane)입니다.
조금 정확하게 말하면 브로콜리에 들어 있는 글루코라파닌이라는 글루코시놀레이트가
식물의 효소인 미로시나아제와 만나면서 설포라판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브로콜리를 자르고 씹는 과정도 중요하고, 가열 방법과 시간 역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설포라판은 항산화 방어와 세포 신호 등에 관련된 여러 기전 때문에 암 예방 가능성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서 ‘브로콜리를 먹으면 항암효과가 있다’고 바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세포·동물 연구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근거의 수준이 다르고,
특정 성분에 관한 연구 결과를 브로콜리 한 가지 식품의 암 예방·치료 효과로 그대로 확대해서도 안 됩니다.
따라서 브로콜리는 암을 치료하는 음식이라기보다,
설포라판을 비롯해 연구 가치가 높은 식물성 성분을 섭취할 수 있는 십자화과 채소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브로콜리 찌기와 데치기, 무엇이 다를까?
두 방법의 가장 큰 차이는 브로콜리가 물에 직접 닿느냐입니다.
데치기는 끓는 물에 브로콜리를 넣었다가 건지는 방식이고, 찌기는 끓는 물에서 발생하는 증기로 익힙니다.
이 차이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브로콜리의 글루코시놀레이트는 물에 녹을 수 있기 때문에 물에 넣어 가열하면 일부가 조리수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실제 조리법을 비교한 연구에서도 삶기는 글루코시놀레이트 감소가 크게 나타난 반면
찌기는 상대적으로 보존에 유리한 결과가 여러 차례 보고됐습니다.
비타민 C처럼 수용성이고 열의 영향을 받는 영양소 역시 물에 오래 넣고 가열할수록 손실될 여지가 있습니다.
영양성분 보존을 우선한다면 ‘물을 많이 사용해 오래 익히기’보다
‘물과의 직접 접촉을 줄이고 짧게 가열하기’를 기억해두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오래 찌면 더 좋은 걸까?
여기서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것이 있습니다.
찌기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해서 오래 찌는 것까지 좋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설포라판 생성에는 미로시나아제라는 효소가 관여하는데 이 효소 역시 열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즉 글루코라파닌을 많이 남기는 것과 실제 설포라판이 만들어지는 조건은 완전히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브로콜리 품종과 실험 조건 등에 따라 결과에는 차이가 있지만,
한 연구에서는 1~3분간 찐 브로콜리에서 설포라판 생성량이 유리해지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반면 다른 연구에서는 가열 시간이 길어지면서 미로시나아제 활성이 크게 떨어지는 결과도 확인됩니다.
그래서 가정에서 브로콜리를 조리할 때는 지나치게 오래 익혀 흐물흐물하게 만들기보다
짧게 찌면서 먹기 좋은 식감을 맞추는 방법이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데쳐야 한다면 짧게
그렇다고 브로콜리를 데치면 영양소가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데친 브로콜리의 식감이나 맛을 좋아한다면 그대로 먹어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데치는 시간을 필요 이상으로 길게 가져가지 않는 것입니다.
연구를 종합하면 삶거나 데칠 때 발생하는 손실은 가열 자체뿐 아니라 물로 성분이 빠져나가는 것도 중요한 원인입니다.
따라서 데칠 때는 많은 물에서 푹 삶는 방식보다는 원하는 식감이 만들어질 정도로 짧게 조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리고 국이나 수프처럼 조리수까지 함께 먹는 음식이라면 물로 빠져나온 수용성 성분을 버리는 문제는 일반적인 데치기와 조금 다르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브로콜리를 먹는다면 기억하자
브로콜리를 찾아보기 전에는 저 역시 ‘건강에 좋은 채소’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리법까지 살펴보니 어떤 음식을 먹느냐 못지않게 어떻게 조리하느냐도 성분 보존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실제로 먹을 때는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삭한 식감과 영양성분 보존을 함께 생각한다면 짧게 찌기.
데쳐 먹는다면 물에 오래 담가 삶지 않기.
브로콜리가 몸에 좋다고 해서 특정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음식으로 생각하지 않기.
저는 특히 마지막 부분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브로콜리에는 비타민 C를 비롯한 영양소와 글루코시놀레이트 계열 성분이 들어 있고,
설포라판 역시 상당히 흥미롭게 연구되는 물질입니다.
하지만 이것과 ‘브로콜리를 먹으면 암을 막을 수 있다’는 말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브로콜리를 꾸준히 먹는다면 거창한 항암식품 하나를 챙긴다는 생각보다는,
다양한 채소를 먹는 식단 안에서 브로콜리를 즐기고 조리할 때는 가능한 한 짧게 찌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