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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저랑 꽤 잘 맞는 ‘수면제’ 하나를 찾은 것 같습니다.
물론 진짜 약은 아닙니다. 바로 호박씨입니다.
저는 달달이파를 넘어 밤에 과자가 없으면 허전할 정도로 과자를 옆에 끼고 사는 편입니다.
야심한 시간에 과자 봉지를 뜯는 것도 일상이었고, 다음 날 잠에서 깨는 순간부터 몸이 천근만근인 것도 익숙했습니다.
만성피로와 둘도 없는 우정을 자랑 아닌 자랑으로 여기고 있었죠.
그러다 우연히 호박씨의 효능을 알게 됐고 밤에 먹던 과자를 조금씩 호박씨로 바꿔보기 시작했습니다.
평생 먹던 야식을 완전히 끊은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과자를 찾는 횟수가 줄었고,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이전보다 잠을 조금 더 잘 잔 것 같은 날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궁금했습니다.
정말 호박씨 때문에 잠이 달라진 걸까요?

호박씨가 수면제라는 말부터 확인해봤습니다
먼저 제가 농담처럼 ‘수면제’라고 부르고 있지만 호박씨 자체를 불면증 치료제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호박씨를 먹으면 잠이 잘 온다는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영양소가 마그네슘입니다.
USDA 영양자료에서 볶은 무염 호박씨 알맹이는 100g당 마그네슘이 약 550mg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단백질도 약 29.8g 들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마그네슘이 들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호박씨를 먹으면 숙면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성인의 마그네슘과 수면을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관찰연구상 마그네슘 상태와 수면의 질 사이에 연관성이 나타났지만,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는 서로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2025년 발표된 무작위 대조시험에서는 수면의 질이 좋지 않다고 보고한 성인에게 마그네슘 비스글리시네이트를 섭취하게 했을 때 불면 증상이 개선됐지만 그 효과의 크기는 작았습니다.
결국 현재 근거를 놓고 보면 마그네슘과 수면 사이에 가능성은 있지만
호박씨 몇 알을 먹는다고 누구나 잠을 잘 자게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느낀 변화도 호박씨 하나의 효과라고 단정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제가 실제로 먹는 30g을 재봤습니다
호박씨는 몇 알이라고 표현하면 실제 먹는 양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먹는 양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여드리기 위해 호박씨 30g을 직접 저울에 올려봤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30g이 어느 정도인지 훨씬 쉽게 감이 옵니다.
그런데 영양성분을 찾아보고 조금 의외였던 부분이 있습니다.
볶은 무염 호박씨를 기준으로 100g의 열량은 약 574kcal입니다.
30g으로 계산하면 약 172kcal입니다.
같은 양에는 단백질이 약 9g, 마그네슘은 약 165mg 들어 있습니다.
작은 씨앗이라 가벼운 간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열량만 놓고 보면 결코 낮은 음식은 아닙니다.
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과자 대신 먹는 거니까 칼로리도 훨씬 낮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실제 수치를 보고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제가 먹던 과자와 30g씩 비교해보니 더 의외였습니다
제가 밤에 자주 먹던 것 중에는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바삭하고 짭짤한 새우맛 스낵도 있었습니다.
현재 판매되는 해당 제품의 영양정보를 기준으로 90g 한 봉지가 465kcal입니다.
동일하게 30g으로 환산하면 약 155kcal 정도입니다.
반면 볶은 무염 호박씨 30g은 약 172kcal입니다.
| 30g 기준 | 볶은 무염 호박씨 | 새우맛 스낵 |
| 열량 | 172kcal | 155kcal |
| 단백질 | 9g | 2g |
| 나트륨 | 5mg | 203mg |
| 마그네슘 | 165mg | 비교 가능한 자료 확인 어려움 |
※ 제품의 영양성분과 호박씨의 품종·가공방법에 따라 수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과가 꽤 재미있었습니다.
칼로리만 보면 오히려 호박씨가 더 높았습니다.
그래서 호박씨를 ‘살 안 찌는 야식’이나 ‘마음껏 먹어도 되는 저칼로리 간식’이라고 소개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호박씨를 계속 먹는 이유는 칼로리가 낮아서가 아닙니다.
저에게는 과자 한 봉지를 뜯어 계속 집어먹는 대신,
처음부터 먹을 양을 덜어놓고 끝낼 수 있는 대체 간식이 생겼다는 점이 더 컸습니다.
잠이 좋아진 게 정말 호박씨 때문이었을까?
이 부분은 지금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호박씨에는 마그네슘을 비롯한 여러 영양소가 들어 있지만 제가 잠을 조금 더 잘 잤다고 느낀 것이 마그네슘 때문인지,
야식을 줄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생활습관의 영향인지 구분할 방법은 없습니다.
오히려 이번에 자료를 찾아보면서 저는 ‘호박씨가 수면에 좋다’보다 ‘밤에 무엇을 먹고 있었느냐’가
더 중요한 질문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는 늦은 시간에 과자 봉지를 뜯으면 정해놓은 양 없이 계속 집어먹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호박씨를 먹더라도 한 번 먹을 만큼만 따로 덜어놓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이 작은 차이가 야식을 줄이는 데 꽤 도움이 됐습니다.
밤에 먹을 호박씨를 고를 때는 이것부터 봅니다
호박씨라고 전부 같은 제품은 아닙니다.
생것인지 볶은 것인지부터 다르고 소금이나 다른 조미료가 들어간 제품도 있습니다.
제가 야식 대용으로 고른다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원재료명과 영양정보입니다.
특히 소금이 많이 들어간 제품이라면 무염 호박씨와는 나트륨 함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USDA 자료에서도 볶은 호박씨 100g 기준 무염 제품은 나트륨 18mg인 반면 소금을 첨가한 경우 256mg으로 차이가 납니다.
야식 대신 먹으려고 호박씨를 선택한다면 ‘호박씨니까 건강하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
소금이나 다른 조미료가 얼마나 추가됐는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봉지를 통째로 옆에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호박씨 역시 열량이 높은 음식이라 계속 집어먹으면 섭취량이 금방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호박씨를 수면제가 아니라 ‘야식 교체 카드’로 봅니다
처음 호박씨의 효능을 알았을 때는 잠을 잘 자게 해주는 특별한 성분이 숨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접 자료를 찾아보니 이야기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호박씨에는 마그네슘이 풍부하지만 그것만으로 수면 개선 효과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경험한 변화 역시 호박씨 하나 때문이라고 말할 근거가 없었습니다.
대신 예상하지 못했던 다른 장점은 있었습니다.
밤마다 습관적으로 뜯던 과자 봉지가 조금씩 멀어졌다는 것.
저에게는 이게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
지금도 가끔 과자를 먹고 야식도 완전히 끊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습관적으로 봉지부터 뜯는 대신 호박씨를 조금 덜어 먹고 끝내는 날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그런 날 다음 날 아침이 조금 더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제 호박씨를 ‘먹으면 잠이 오는 천연 수면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에게 호박씨는 오랫동안 이어온 밤 과자 습관을 조금씩 바꿔주는 대체 간식에 더 가깝습니다.
밤마다 과자가 생각난다면 무조건 참는 것부터 시작하기보다
‘오늘은 무엇으로 바꿔 먹을까’를 먼저 정해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다만 호박씨도 많이 먹으면 열량 섭취가 늘어나는 것은 똑같습니다.
그리고 불면이나 심한 주간 피로가 계속된다면 특정 음식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