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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는 그냥 먹어도 부드럽고, 찌개에 넣어도 좋지만
저는 역시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 노릇하게 부쳐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입맛이 없을 때 두부 한 모 부쳐서 김치만 곁들여도 밥 한 끼가 금방 사라집니다.
그런데 두부를 팬에 올리기 전에 제가 꼭 하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키친타월로 두부 표면의 물기를 닦는 것입니다.
고기를 굽기 전에 표면의 물기를 닦는 것처럼 두부도 한 번 눌러 닦고 팬에 올립니다.
사소해 보이는 과정이지만 실제로 두부를 구울 때는 꽤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기름이 튀는 것을 줄이고 표면을 노릇하게 굽고 싶다면 물기를 제거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두부 물기를 제거하면 기름이 덜 튀는 이유
제가 두부 물기를 닦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도 기름 때문입니다.
물기를 제대로 닦지 않은 두부를 뜨거운 기름에 올리면 ‘타닥타닥’ 소리와 함께 기름이 사방으로 튈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키친타월로 앞뒤의 물기를 어느 정도 제거한 뒤 부치면 개인적으로는 기름이 튀는 양이 확실히 줄어드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현상은 물과 뜨거운 기름의 온도 차이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두부 표면의 물이 뜨거운 기름과 만나면 빠르게 가열되어 수증기로 변합니다.
액체였던 물이 기체인 수증기로 바뀌면서 부피가 크게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주변의 기름을 밀어내면서 작은 기름방울이 튀게 됩니다.
따라서 두부 속의 수분을 완전히 없앨 필요는 없더라도 팬과 기름에 직접 닿는 표면의 물기를 먼저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조리할 때 생기는 기름 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제가 두부를 세게 짜거나 오랫동안 눌러놓지 않고 키친타월로 앞뒤를 눌러 닦는 정도로 시작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물기를 닦으면 두부가 더 노릇하게 구워지는 이유
기름 튐만 생각했다면 여기서 끝이지만, 물기 제거에는 또 하나의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두부 표면을 노릇하게 굽기가 쉬워진다는 점입니다.
젖은 두부를 뜨거운 팬에 올리면 표면의 물이 먼저 증발해야 합니다.
물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두부 표면의 온도가 빠르게 올라가기 어렵기 때문에
곧바로 노릇한 갈색 표면이 만들어지기보다는 수분을 날리는 과정이 먼저 일어납니다.
반대로 표면의 수분을 미리 줄여 놓으면 이런 과정이 짧아져 두부 표면의 온도가 올라가기 쉬워집니다.
두부처럼 단백질을 포함한 식품을 높은 온도에서 구울 때
표면이 갈색으로 변하고 구운 향이 만들어지는 데에는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이 관여합니다.
수분이 많은 표면보다 상대적으로 건조한 표면이 갈변에 유리한 이유입니다.
마찬가지로 버섯도 같은 이유로 씻은 뒤 표면 물기를 제거 닦는 것이 좋습니다.
두부를 팬에 오래 올려두는 것만으로 해결하기보다는
굽기 전에 표면 수분을 한 번 제거해주는 편이 노릇한 겉면을 만들기에는 효율적입니다.
음식을 익힐 때 이렇게 수분과 열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완성된 식감이 달라지는 현상은 두부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계란 요리에서도 비슷하게 열 조절이 중요한데, 계란찜에 구멍이 생기는 이유와 부드럽게 만드는 불 조절 방법을 보면
강한 열을 오래 가했을 때 단백질 조직과 수분 유지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기를 빼면 정말 두부가 쫄깃해질까?
이 부분은 제가 두부를 부치면서 느낀 변화이기도 합니다.
물기를 닦고 구운 두부가 그냥 구웠을 때보다 조금 더 탄탄하고 쫄깃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다만 키친타월로 표면을 한두 번 닦았다고 두부 내부의 수분이 크게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단순히 표면을 닦는 것만으로 두부 전체가 확실하게 쫄깃해진다고 말하기보다는,
표면의 수분이 줄어들면서 겉면이 더 잘 구워지고 단단한 층이 만들어져 식감의 대비가 커진다고 보는 편이 적절합니다.
더 단단한 식감을 원한다면 방법을 조금 바꿀 수 있습니다.
부침용처럼 비교적 단단한 두부를 사용하고,
키친타월로 감싼 뒤 접시처럼 평평한 물건을 올려 잠시 눌러두면 표면만 닦는 것보다 더 많은 수분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속까지 촉촉하고 부드러운 두부부침을 좋아한다면
굳이 오랫동안 누를 필요는 없습니다. 앞뒤에 맺힌 물기를 키친타월로 가볍게 제거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즉, 기름 튐과 노릇한 표면이 목적이라면 표면 물기 제거,
조금 더 단단한 식감까지 원한다면 추가로 눌러 수분을 빼는 방식으로 나눠 생각하면 편합니다.
양념도 더 잘 배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두부 물기를 제거하고 부친 뒤 양념을 하면 개인적으로는 양념이 조금 더 잘 붙고 맛도 진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것을 두부 속까지 양념이 무조건 더 깊게 침투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실제 조리에서는 표면에 남아 있는 물이 적어 양념이 묽어지는 것을 줄이고,
먼저 구워진 표면에 양념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특히 두부조림을 만들 때는 생두부에 바로 양념을 붓는 방법과 두부를 먼저 부친 뒤 양념을 넣는 방법의 결과가 다릅니다.
저는 두부의 물기를 닦아 먼저 부친 뒤 양념하는 쪽을 선호합니다.
겉면이 어느 정도 단단해진 상태라 조리하면서 두부가 흐트러지는 것도 줄고,
개인적으로 양념 맛도 더 선명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두부를 부칠 때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
거창한 과정은 필요 없습니다.
두부를 먹기 좋은 두께로 자른 뒤 키친타월 위에 올리고,
위쪽에도 키친타월을 덮어 손바닥으로 가볍게 눌러줍니다. 두부가 으깨질 정도로 힘을 줄 필요는 없습니다.
팬을 달군 뒤 기름을 두르고 두부를 올립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올리자마자 계속 뒤집지 않는 것입니다.
한쪽 면이 충분히 익어 노릇한 표면이 만들어진 다음 뒤집는 편이 모양을 유지하기 쉽습니다.
조금 더 단단한 두부구이를 원한다면 키친타월로 감싼 두부 위에 평평한 접시 등을 올려 잠시 물기를 빼고 사용해도 됩니다.
반대로 찌개나 국처럼 어차피 물속에서 끓일 요리라면 부침할 때처럼 표면을 바싹 말릴 이유는 없습니다.
물기 제거가 특히 효과적인 것은 두부부침, 두부구이처럼 기름과 뜨거운 팬을 이용해 표면을 노릇하게 만드는 조리법입니다.
두부 한 모를 부치기 위해 키친타월까지 꺼내는 것이 조금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 과정을 빼먹지 않습니다.
기름이 덜 튀는 것만으로도 조리가 한결 편하고,
무엇보다 겉면이 노릇하게 구워진 두부를 김치와 함께 먹는 맛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아주 작은 준비 과정이지만 두부를 자주 부쳐 먹는다면 한 번 비교해볼 만합니다.
다음에 두부를 구울 때는 절반은 그대로, 절반은 키친타월로 표면 물기를 제거한 뒤 같은 팬에서 구워보세요.
어느 쪽이 더 빨리 노릇해지는지, 기름 튐과 표면 식감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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