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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는 생으로도 먹을 수 있는 채소인데 나물이나 무침을 만들 때는 대부분 끓는 물에 한 번 데칩니다.
단순히 부드럽게 익히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시금치를 물에 데치면 생으로 먹을 때와 비교해 식감과 색이 달라지고,
시금치에 들어 있는 옥살산 같은 물에 녹는 성분 일부도 조리수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오래 삶는 것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저는 시금치를 데칠 때 끓는 물에 약 30초 정도만 넣었다가 바로 차갑게 식히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시금치를 데쳐 먹는 이유, 옥살산도 달라진다
시금치에는 옥살산(oxalic acid)과 옥살레이트가 들어 있습니다.
옥살산 이야기가 나오면 시금치를 생으로 먹으면 안 되는 것처럼 받아들이기 쉽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차이는 물을 이용해 가열했을 때 일부 수용성 성분이 조리수로 빠져나간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시금치를 끓는 물에 조리한 연구에서는 옥살산 농도가 감소했습니다.
다만 얼마나 줄어드는지는 시금치 품종과 자르는 크기, 물의 양, 가열 시간 등의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특정 수치 하나를 모든 시금치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물에 데친 뒤 그 물을 버리는 조리 과정이 옥살산을 줄이는 데 영향을 준다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반대로 생시금치는 이런 용출 과정이 없습니다.
즉 생으로 먹느냐 데쳐 먹느냐의 차이는 단순히 ‘익었다, 안 익었다’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생시금치와 데친 시금치는 무엇이 다를까?
생시금치는 잎의 신선한 식감과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샐러드처럼 생채소의 식감을 살리는 음식에는 이런 특징이 장점이 됩니다.
데치면 조직이 열을 받아 숨이 죽으면서 부피가 줄고 질감도 달라집니다.
나물처럼 양념과 버무려 먹기에는 이 상태가 훨씬 다루기 편합니다.
대신 물에 녹는 성분은 데치는 과정에서 일부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옥살산을 줄이는 데는 이 점이 도움이 되지만, 보존하고 싶은 수용성 영양성분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시금치를 데칠 때는 무조건 오래 익히기보다 조리 목적에 필요한 만큼만 가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채소라고 해서 모두 같은 방법이 유리한 것도 아닙니다.
브로콜리는 물에 직접 넣는 데치기와 증기로 익히는 찌기의 차이가 꽤 중요한 채소입니다.
이 부분은 브로콜리 찌기와 데치기,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정리한 글에서 따로 비교해 두었습니다.
제가 시금치를 데치는 방법은 30초가 기준입니다
시금치 데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제가 집에서 사용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들어갑니다. 소금과 식용유입니다.
먼저 시금치를 씻어 준비하고 냄비에는 시금치가 들어갈 만큼 넉넉하게 물을 끓입니다.
물이 팔팔 끓기 시작하면 소금을 넣습니다.
그리고 시금치를 한꺼번에 푹 집어넣기보다는 두껍고 단단한 뿌리 쪽부터 먼저 끓는 물에 넣습니다.
잎보다 줄기와 뿌리 부분이 두껍기 때문에 저는 이렇게 시간차를 조금 두는 편입니다.
여기에 식용유도 1~2방울 정도 넣습니다.
다만 제가 사용하는 이 방법에서 한 가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금을 넣어 데친 시금치의 색 변화를 살펴본 연구는 있지만,
식용유 1~2방울이 시금치의 초록색이나 아삭한 식감을 확실하게 보존해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식용유 한두 방울은 제가 평소 사용하는 조리 방법이고,
제가 느끼기에는 결과물이 만족스러워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확인된 효과와 개인적인 조리법은 이 정도로 구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초록색과 아삭한 식감은 오히려 '짧은 시간'이 중요하다
제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데치는 시간입니다.
약 30초 내외.
시금치 양과 줄기의 굵기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 있으므로 30초를 절대적인 정답으로 정해놓기보다는
오래 삶지 않는 것을 기준으로 잡습니다.
시금치의 녹색을 만드는 주요 색소는 엽록소입니다.
녹색 채소는 가열하면서 색이 변하고, 지나치게 오래 가열하면 선명한 녹색에서 점차 칙칙한 색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국내 시금치 데치기 연구에서도 가열 초기부터 잎의 색 변화가 나타났으며,
2분 이후에는 조리수로 빠져나온 색소와 관련된 변화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결국 색을 살리고 싶다면 무언가를 많이 첨가하는 것보다 필요 이상으로 오래 가열하지 않는 것이 먼저입니다.
식감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래 삶아 잎과 줄기가 지나치게 무르면
다시 차갑게 만든다고 처음의 아삭한 상태로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건지자마자 얼음물에 넣는 이유
30초 정도 데친 시금치는 바로 건져 얼음물에 넣습니다.
냄비에서 꺼냈다고 해서 시금치가 즉시 차가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조직 안에는 열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대로 두면 한동안 가열의 영향이 이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얼음물에 넣어 빠르게 열기를 식힙니다.
제가 이 방법을 계속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도 결과물의 색과 식감입니다.
끓는 물에서 짧게 데치고 바로 차갑게 식혔을 때 선명한 색과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기 좋다고 느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얼음물에 오래 담가놓는 것이 아닙니다.
열기가 빠지면 건져낸 뒤 물기를 제거합니다.
나물로 무칠 예정이라면 남은 물기를 적당히 짜야 양념이 묽어지는 것도 줄일 수 있습니다.
소금을 넣으면 시금치가 더 파래질까?
소금은 조금 조심해서 설명할 부분입니다.
시금치를 소금물에 데치면 무조건 훨씬 선명한 초록색이 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과거 연구에서는 특정 조건에서 데치는 물에 소금을 넣었을 때 엽록소 손실이 줄어든 결과가 있었지만,
국내 연구에서는 소금 농도에 따른 시금치 잎 자체의 색 차이가 크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시금치 조리 연구에서는 소금 첨가가 옥살산 제거량을 추가로 크게 높이지도 않았습니다.
따라서 소금은 시금치 데치기의 필수 조건이라기보다 사용할 수 있는 조리 조건 중 하나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저 역시 소금을 넣어 데치지만, 시금치를 선명하고 아삭하게 만드는 핵심을 하나만 고른다면
소금이나 식용유보다 끓는 물에서 짧게 데치고 곧바로 식히는 과정에 더 무게를 두겠습니다.
생으로 먹을까, 데쳐 먹을까?
둘 중 어느 한 방법이 무조건 더 좋다고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샐러드처럼 생시금치 특유의 식감이 필요한 음식이라면 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나물이나 무침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약간의 아삭함을 남기고 싶거나,
물에 데쳐 옥살산 일부를 줄이는 조리법을 원한다면 데치는 방법이 잘 맞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방법을 간단히 줄이면 이렇습니다.
물을 충분히 끓인다 → 소금을 넣는다 → 단단한 뿌리 쪽부터 넣는다 → 식용유 1~2방울을 넣는다 → 약 30초 내외로 짧게 데친다 → 즉시 얼음물에 식힌다 → 열기가 빠지면 건져 물기를 제거한다.
이 가운데 식용유는 제가 사용하는 개인적인 방법이고,
30초 역시 시금치의 양과 굵기에 맞춰 조절할 수 있습니다.
결국 시금치 데치기의 핵심은 복잡한 비법보다는 끓는 물에 짧게 데쳐 필요한 식감만 만들고,
남은 열로 계속 익지 않도록 빠르게 식히는 것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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