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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식재료

당근은 생으로 먹을까 익혀 먹을까? 조리법에 따라 달라지는 영양

Dr.폴콤이 2026. 9. 21. 10:30

목차


    당근은 생으로 먹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익혀 먹는 게 좋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어느 한쪽이 무조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생당근은 아삭한 식감 그대로 먹을 수 있고 별도의 조리 과정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반면 당근의 대표적인 색소 성분인 베타카로틴을 얼마나 이용하기 쉬운 형태로 만드느냐를 생각하면

    가열하거나 잘게 갈아 먹는 방법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차이가 꽤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당근이 몸에 좋은 식재료라는 것은 알지만 특유의 맛 때문에 생당근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억지로 생으로 먹기보다는 다른 재료와 함께 익혀 먹거나 여러 채소와 갈아 마시는 방법을 주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당근의 대표 영양성분, 베타카로틴

    당근의 주황색을 만드는 대표적인 성분이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베타카로틴(β-carotene)​입니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필요에 따라 비타민 A로 전환될 수 있는 프로비타민 A 카로티노이드입니다.

    그렇다고 당근을 많이 먹을수록 베타카로틴이 전부 비타민 A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음식에 어떤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함량과 실제 소화 과정에서

    그 성분을 꺼내 우리 몸이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생체이용률은 같은 개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당근을 익히거나 갈았을 때 주목할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당근은 익히면 영양소가 파괴되는 것 아닐까?

    채소를 가열하면 무조건 영양이 줄어든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열이나 물에 민감한 영양소는 조리 과정에서 일부 손실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근의 카로티노이드는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근의 식물 세포 안에 들어 있는 카로티노이드는 세포벽과 식품 조직의 영향을 받습니다.

     

    가열하면 당근 조직이 부드러워지고 세포 구조가 변하면서 카로티노이드가 소화 과정에서 빠져나오기 쉬운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조리법을 비교한 연구에서도 생당근보다 익힌 당근에서 카로티노이드의 생체접근성이 높아지는 결과가 확인됐습니다.

     

    따라서 “익히면 영양소가 모두 파괴된다”거나 반대로 “익힌 당근이 무조건 생당근보다 영양가가 높다”라고

    단순하게 나누기보다는 어떤 영양성분을 기준으로 보느냐가 중요합니다.

     

    다른 채소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로콜리는 당근과 달리 물과 열에 민감한 성분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조리법에 따른 선택 기준도 달라집니다.

     

    브로콜리 찌기와 데치기에 따른 영양성분 차이를 함께 보면 채소마다 조리법을 다르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근을 다른 재료와 함께 익혀 먹습니다

    개인적으로 생당근의 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몸에 좋다고 하니 억지로 씹어 먹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렇게 먹으면 꾸준히 챙기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당근을 다른 식재료와 함께 조리하는 것입니다.

     

    볶음이나 카레, 수프처럼 다른 재료와 함께 익히면 생당근 특유의 맛과 단단한 식감이 줄어들어 훨씬 먹기 편합니다.

     

    이때 기름을 사용하는 요리도 당근과 잘 맞습니다.

    베타카로틴은 지용성 카로티노이드이기 때문에 식사에 지방이 함께 있으면 흡수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결국 당근을 잘 먹지 않는 사람이라면 ‘건강에 좋으니 생으로 먹어야 한다’고 고집하기보다

    익혀서 먹기 편한 음식에 넣는 방법​도 충분히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당근 껍질, 정말 영양성분이 많을까?

    저는 당근을 조리할 때 가능하면 껍질을 벗기지 않고 깨끗하게 씻어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껍질 쪽에 영양성분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습니다.

    당근의 부위별 성분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껍질 부분에서 카로티노이드와 페놀성 성분 등이 속보다 높은 농도로 측정됐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조사한 당근 품종을 평균했을 때 껍질의 카로티노이드 농도가 속보다 42% 높았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당근의 모든 영양소 대부분이 껍질에 몰려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영양성분마다 분포가 다르고 품종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껍질을 벗긴 당근에도 베타카로틴과 식이섬유를 비롯한 영양성분은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깨끗하게 세척한 당근이라면 저는 굳이 껍질을 두껍게 깎지 않고 사용하는 편이지만,

    껍질의 식감이나 맛이 싫다면 벗겨 먹어도 당근의 영양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당근을 갈아 마시면 베타카로틴 흡수가 2배 높아질까?

    이 부분은 생각보다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2025년 건강한 성인 16명을 대상으로 생당근과 생당근 주스를 비교한 무작위 교차시험에서는

    당근 주스를 마셨을 때 베타카로틴 흡수량을 나타내는 AUC가 생당근을 먹었을 때보다 약 2.09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최고 혈중농도 역시 주스 섭취군에서 약 2.33배 높았습니다.

     

    당근을 잘게 갈면서 식물 조직이 물리적으로 파괴되고 입자가 작아지는 것이 카로티노이드 이용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전 연구에서도 익혀 퓌레 형태로 만든 당근이 생당근이나 삶아 으깬 당근과 비교해

    카로틴 이용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하지만 이를 “당근은 주스로 마시면 모든 영양소 흡수율이 2배가 된다”​고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연구에서 확인한 것은 특정 조건에서의 베타카로틴 흡수 차이입니다.

    주스로 만드는 방법과 함께 먹은 음식, 개인의 소화·흡수 상태 등에 따라서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근만 따로 갈기보다 다른 채소와 함께 주스로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생으로 씹어 먹기 어려운 당근을 제 식단에 넣는 방법이라는 점에서도 잘 맞습니다.

     

    토마토 역시 생으로 먹는 것뿐 아니라 갈거나 익혀 소스와 스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식재료라서,

    채소를 한 가지 방식으로 먹기 어려울 때 참고할 만합니다.

     

    토마토를 생으로 먹거나 갈고 익혀 활용하는 방법도 비슷한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생당근·익힌 당근·주스, 이렇게 선택하면 쉽습니다

    아삭한 식감이 좋고 간편하게 먹고 싶다면 생당근도 좋은 선택입니다.

     

    반대로 저처럼 생당근의 맛이나 단단한 식감이 부담스럽다면 굳이 참으면서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볶음이나 수프, 카레처럼 익혀 다른 재료와 섞으면 먹기가 훨씬 편하고,

    당근의 카로티노이드를 이용하는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습니다.

     

    갈아서 먹는 방법도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생당근과 당근 주스를 직접 비교한 연구에서

    베타카로틴 흡수 차이가 확인됐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결국 당근은 생으로 먹어야 좋은 채소도, 무조건 익혀 먹어야 좋은 채소도 아닙니다.

     

    저에게는 생당근을 억지로 먹는 것보다 껍질째 깨끗하게 씻어 다른 재료와 함께 익히거나,

    여러 채소와 함께 갈아 먹는 방법이 훨씬 잘 맞습니다.

     

    영양성분 하나만 보고 조리법을 정하기보다 내가 꾸준히 먹을 수 있는 방법 안에서 생으로 먹기,

    가열하기, 갈아 먹기를 적절히 섞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