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탁에서 빼놓기 어려운 식재료 중 하나가 고추입니다. 찌개에 송송 썰어 넣기도 하고 양념장이나 볶음요리의 매운맛을 더할 때도 자주 사용하는데요. 그런데 고추를 반으로 잘라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안쪽에 빼곡하게 붙어 있는 씨입니다.그래서 흔히 ‘고추씨가 가장 맵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고추의 매운맛을 만드는 성분이 주로 만들어지는 곳은 씨 자체가 아닙니다. 고추씨보다 먼저 봐야 할 하얀 부분고추를 세로로 갈라보면 씨가 붙어 있는 하얀 조직이 보입니다. 흔히 하얀 심지나 속대라고 부르는 이 부분을 식물학적으로는 태좌(placenta)라고 합니다. 고추의 매운맛을 만드는 대표적인 성분은 캡사이신을 비롯한 캡사이시노이드(capsaicinoids)입니다..
꿀통을 오랫동안 열지 않았다가 다시 보면 처음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있을 때가 있습니다. 맑고 끈적하게 흐르던 꿀이 뿌옇게 변하거나,바닥부터 하얀 알갱이가 생기고 심하면 숟가락이 잘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굳어 있기도 합니다. 겉모습만 보면 오래돼서 상한 것 같지만, 꿀이 굳는 결정화는 그 자체로 부패를 의미하지 않습니다.오히려 꿀이라는 식품의 성분과 구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변화입니다. 꿀은 왜 다른 음식보다 잘 상하지 않을까?어릴 때부터 고모부께서 양봉업을 하셔서 집에는 늘 유리로 된 꿀통이 있었습니다.단것이 먹고 싶을 때도 꿀을 찾았고, 감기에 걸리거나 몸이 좋지 않을 때도 집에 있던 꿀부터 찾곤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꿀을 상당히 오래 보관하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봐왔습니다.그런데..
초콜릿을 먹으려고 포장을 열었는데 갈색 표면에 하얀 가루나 얼룩 같은 것이 생겨 있으면 선뜻 입에 넣기 어렵습니다. 곰팡이가 핀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초콜릿에서 흔히 나타나는 이런 변화는 대부분 초콜릿 블룸(chocolate bloom)이라고 불리는 현상입니다. 블룸은 크게 지방 성분 때문에 생기는 팻 블룸(fat bloom)과수분의 영향으로 설탕 결정이 생기는 슈거 블룸(sugar bloom)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블룸 자체라면 초콜릿이 상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캐나다 식품검사청(CFIA)도 초콜릿 블룸은 맛이나 품질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건강상의 위험을 일으키는 현상은 아니며 먹거나 베이킹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초콜릿이 하얗게 변하는 첫 번째 이유, 팻 블룸초콜릿에는 코코아..
파인애플은 달고 과즙도 많지만 몇 조각 계속 먹다 보면 혀끝이나 입안이 따끔거리면서 쓰라릴 때가 있습니다.심할 때는 마치 혀에 상처가 나거나 피가 날 것처럼 아프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흔히 "파인애플이 혀의 단백질을 분해해서 그렇다"고 알려져 있는데요.완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것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조금 부족합니다. 파인애플의 단백질 분해효소, 브로멜라인파인애플에는 브로멜라인(bromelain)이라는 단백질 분해효소군이 들어 있습니다.미국 NCCIH에서도 브로멜라인을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군으로 설명하며 파인애플의 줄기와 과육에서 발견된다고 설명합니다. 고기를 재울 때 생파인애플을 사용하는 것도 이런 단백질 분해 작용을 이용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파인애플을 먹을 때는 어떨까..
파스타를 삶을 때 물에 소금을 넣는 가장 분명한 이유는 면 자체에 간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완성된 뒤 소스에 소금을 더 넣는 것과 처음부터 소금물에서 면을 삶는 것은 맛이 느껴지는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삶는 동안 면이 물을 흡수하기 때문에 소금물에서 삶으면 면 자체에도 염분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소금은 정말 간만 하는 걸까요? 흔히 이야기하는 것처럼 면을 더 탱탱하게 만들고 퍼지는 것도 막아줄까요? 파스타 삶을 때 소금을 넣는 가장 큰 이유는 면의 간마른 파스타 자체에는 완성된 요리에서 기대하는 만큼의 짠맛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소스를 아무리 맛있게 만들어도 면을 씹었을 때 안쪽이 밋밋하게 느껴진다면 소스와 면이 따로 노는 듯한 맛이 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소금..
파스타를 삶고 남은 뿌연 물, 그냥 버리고 계신가요? 이 물은 단순히 면을 삶고 남은 뜨거운 물과는 조금 다릅니다.파스타를 삶는 동안 면에서 빠져나온 전분이 섞여 있고, 소금을 넣었다면 간도 어느 정도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소스와 면을 팬에서 마무리할 때 면수를 조금씩 넣어주면 너무 되직한 소스의 농도를 풀어주는 것뿐 아니라,기름과 수분이 쉽게 분리되지 않도록 도와 소스가 면에 고르게 달라붙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파스타를 삶으면 물이 뿌옇게 변하는 이유처음 냄비에 받은 물은 투명하지만 파스타가 익을수록 조금씩 뿌옇게 변합니다.파스타가 물을 흡수하며 익는 과정에서 표면을 중심으로 전분 성분 일부가 삶는 물로 빠져나오기 때문입니다. 실제 파스타 조리 연구에서도 조리 과정에서 전분, 특히 면의 바깥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