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음밥을 만들었는데 밥알이 하나씩 흩어지지 않고 서로 뭉치거나 축축해질 때가 있습니다. 기름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해 더 넣기도 하지만,고슬고슬한 볶음밥을 만드는 데 더 중요한 것은 밥이 머금고 있는 수분과 표면 상태, 그리고 팬의 온도입니다. 특히 갓 지은 뜨거운 밥과 충분히 식힌 찬밥은 같은 밥이라도 볶았을 때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볶음밥이 질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수분쌀에 물을 넣고 밥을 지으면 전분이 물을 흡수하고 열을 받아 호화됩니다.갓 지은 밥이 부드럽고 찰지며 서로 잘 달라붙는 것도 이런 변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평소 밥으로 먹을 때는 이런 촉촉하고 찰진 식감이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문제는 볶음밥입니다. 수분이 많은 밥을 팬에 한꺼번에 넣으면 밥알을 빠르게 볶아내기보다 팬 안에서 ..
계란찜을 갈랐는데 안쪽에 작은 구멍이 숭숭 나 있다면 물이나 우유의 양부터 의심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매끈한 계란찜과 벌집처럼 구멍이 생긴 계란찜을 가르는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열을 얼마나 강하게, 오래 가했느냐입니다. 계란은 가열하면 단백질이 서로 연결되면서 부드러운 젤 형태로 굳습니다.그런데 지나치게 높은 온도로 빠르게 익히거나 필요 이상으로 오래 가열하면 조직이 단단해지고 수분을 잡아두는 힘도 떨어집니다. 그 결과 계란찜의 단면에 빈 공간이 생기고 식감도 푸석하거나 질겨질 수 있습니다. 계란찜에 구멍이 생기는 이유는?계란찜이 굳는 과정의 중심에는 계란 단백질의 열응고가 있습니다.적당한 열에서는 계란과 섞어 놓은 수분을 품은 채 부드럽게 조직이 만들어집니다. 반대로 강한 열을 오래 받으면 단백..
파인애플은 사 온 뒤 며칠 기다리면 복숭아나 바나나처럼 더 달아질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파인애플은 수확 후 기다린다고 당이 크게 늘어나는 후숙 과일이 아닙니다.그래서 파인애플은 집에서 달게 만드는 방법을 찾기보다 구입할 때부터 먹기 좋은 것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마트에서는 무엇을 보고 골라야 할까요?파인애플은 후숙되는 과일이 아니다UC Davis의 수확 후 관리 자료에서는 파인애플을 비후숙형(non-climacteric) 과일로 분류합니다. 복숭아나 바나나처럼 수확한 뒤에도 뚜렷한 숙성 과정이 진행되는 과일과는 차이가 있습니다.특히 파인애플은 수확 당시 당으로 전환될 만한 전분이 많지 않아 수확 후 당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고 파인애플을 며칠 두었을 때 아무 변화도 일어..
아보카도를 잘랐는데 칼이 쉽게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딱딱하다면 아직 충분히 후숙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럴 때는 억지로 바로 먹기보다 실온에서 기다리고,조금 빨리 익히고 싶다면 종이봉투에 사과와 함께 넣어두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과육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과 아보카도가 자연스럽게 익는 과정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아보카도는 왜 사 온 뒤에 부드러워질까?아보카도는 수확한 뒤 숙성이 진행되는 과일입니다. UC Davis의 수확 후 관리 자료를 보면 아보카도는 수확 후 숙성이 진행되면서 에틸렌 생성량이 크게 증가하고,과육이 부드러워지는 등의 변화가 나타납니다. 그래서 마트에서 단단한 아보카도를 구입했다고 해서 반드시 잘못 고른 것은 아닙니다.바로 먹을 것이 아니라면 오히려..
포도를 사려고 보면 알 표면에 밀가루를 아주 얇게 뿌린 것처럼 하얀 가루가 덮여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얼핏 보면 농약이 남은 것 같아 깨끗한 포도가 맞나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하얀 가루의 정체는 대부분 농약이 아닙니다.포도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과분(果粉, bloom)’입니다. 포도 표면의 하얀 가루는 농약이 아니다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잘 익은 포도알 표면을 덮고 있는 불투명한 하얀 가루를 과분이라고 합니다.과분은 밖에서 뿌려진 물질이 아니라 포도 껍질 구조의 일부입니다. 어린 포도알에서부터 만들어지며 포도 표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그러니 포도를 샀는데 알마다 하얗고 뽀얀 것이 묻어 있다고 해서 곧바로 농약이 많이 남은 포도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딸기는 사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바닥이 물러 있거나, 한두 개에 곰팡이가 생겨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먹는 속도가 보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과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딸기가 유독 빨리 무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딸기 자체가 연하고 수분이 많은 데다 상처에도 민감하고,수확 후에는 잿빛곰팡이병을 일으키는 Botrytis cinerea 같은 곰팡이로 인한 부패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딸기를 오래 두고 먹고 싶다면 무조건 밀폐해 넣어두기보다 상한 딸기를 먼저 골라내고,불필요한 수분을 줄이고, 가능한 빨리 냉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딸기는 왜 이렇게 빨리 무를까?딸기를 손으로 집어보면 사과나 배와는 상당히 다릅니다.조금만 세게 잡아도 자국이 남을 정도로 조직이 연하고, 이미 ..